날씨만큼 서늘했던 홈 개막전의 결말에도... ‘500명’의 관중들이 만들어낸 뜨거운 세종시민운동장
작성자관리자
본문
신입생 신분을 탈피한 세종SA축구단의 2번째 시즌의 문을 여는 경기가 열렸던 3월 15일, 아침에 세종에는 약간의 비가 흩날렸다. 날씨를 미처 확인하지 못한 탓에 우산을 가져오지 못한 필자는 찝찝한 기분을 안고 세종시민운동장으로 가는 버스에 올라탔다.
다행히 코너 플래그를 세팅하고 그 외에 여러 가지 일을 도우면서 경기 준비를 하는 동안 비는 그쳤다. 하지만, 경기 시간인 2시를 앞두고 경기장 3층에 임의로 마련된 기자석에 앉았을 때는 서늘함이 필자의 몸을 뚫고 들어오는 것처럼 추웠다. 그러한 기운은 긴장감과 겹쳐 경기 내내 이어졌다.
추가 시간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렸을 때, 결과는 날씨만큼이나 냉랭했다. 0-3 패배, 홈 개막전 때문에 높아진 기대감을 팍 식게 만드는 결과였다. 전반전의 경기력이 좋았기 때문에 더 아쉬웠던 결과였다.
하지만, 필자가 놀랐던 것은 홈팬들의 변함없는 성원이었다. 후반 막바지에 점수가 3골 차까지 벌어졌음에도 누구 하나 짜증 내고 욕하는 모습이 없었다. 경기의 승패가 사실상 결정되었음에도 공을 잡으면 한 골에 대한 희망을 담은 염원을 토해냈다. 세종을 응원하는 서포터즈인 ‘충녕단’은 경기 내내 단 한 번도 북소리와 노랫소리를 멈추지 않고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또한, 경기가 끝나고 열렸던 경품 추첨식에서도 팬들의 얼굴에 슬픔, 침울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기쁨, 기대감이 이들의 얼굴에 가득 쓰여 있었다. 경품을 뽑으러 오신 김종필 세종SA축구단 감독도 열심히 이벤트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에게 경기의 승패는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중요한 것은 축구가 바쁜 삶 속에서 이들에게 한숨 돌릴 수 있게 만드는 틈이라는 것이었다.
그동안 필자는 스포츠는 좋은 결과가 전부라는 관점을 가지고 있었다. 사실 지금도 크게 변함은 없다. 그래서, 내가 응원하는 팀이 질 때마다 기분이 좋지 않아 패배 요인을 분석하고, 그에 대해 속으로, 혹은 커뮤니티에서 같이 그 부분에 대해 비판하기 바빴다.
이날 500명의 관중들이 보여줬던 모습은 필자에게 조금은 다른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뛰어난 성과만이 팀의 수준을 높이기 위한 유일한 도구는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팀의 규모와 팀의 품격은 반드시 비례 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다. 팀의 근본은 팀의 상황이 어떤지와는 상관없이 늘 충성심과 열의를 보여주는 팬들이 만들어가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세종SA축구단은 앞으로 더 큰 구단으로 발전할 잠재력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앞으로 남은 시즌 동안 좋은 결과가 동반된다면 구단이 성장하는 속도는 더 가파를 것이다.
창단 당시 석원웅 세종SA축구단 단장은 “세종SA팀이 K2리그까지 올라갈 수 있도록 성장시키는 게 목표”라고 언급하였다. 아직은 분명 머나먼 이야기처럼 들린다. 이러한 상황에서 팬들의 꾸준한 믿음과 관심은 세종SA축구단의 도약에 작은 불씨가 되어줄 수 있을 것이다.
글_민준석 (세종SA축구단 마케터 2기)
첨부파일